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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학생

우산을 들었다. 이 우산은 엄마가 옛날에 어렸을 적 썼던 우산이다. 재밌는 우산을 발견해서 그런지, 나는 자신만만했다. 이런 우산을 들고 파리의 번화가를 걷고 싶어. 분명 전쟁이 끝나면 나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이 품격 있는 우산을 유행시켜주겠지. 이 우산에는 분명 보닛 스타일의 모자가 어울릴 거야. 분홍색 밑단에 깃이 길고 쫙 벌어진 옷을 입고 검은 비단 레이스로 짠 장갑을 끼고서, 넓은 모자 챙에는 아름다운 제비꽃을 달고 돌아다니는 거야. 그러다가 밖이 진녹색에 물들 무렵에 근처 파리 레스토랑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러 가고, 온화한 표정을 짓고 가볍게 뺨을 괴면서 창 밖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는 거지. 그리고 누군가 내 어깨를 슬쩍 두드리고, 갑자기 장미의 왈츠가 흐르기 시작해. 다자이 오사무가 실제 ..
우산을 들었다. 이 우산은 엄마가 옛날에 어렸을 적 썼던 우산이다. 재밌는 우산을 발견해서 그런지, 나는 자신만만했다. 이런 우산을 들고 파리의 번화가를 걷고 싶어. 분명 전쟁이 끝나면 나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이 품격 있는 우산을 유행시켜주겠지. 이 우산에는 분명 보닛 스타일의 모자가 어울릴 거야. 분홍색 밑단에 깃이 길고 쫙 벌어진 옷을 입고 검은 비단 레이스로 짠 장갑을 끼고서, 넓은 모자 챙에는 아름다운 제비꽃을 달고 돌아다니는 거야. 그러다가 밖이 진녹색에 물들 무렵에 근처 파리 레스토랑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러 가고, 온화한 표정을 짓고 가볍게 뺨을 괴면서 창 밖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는 거지. 그리고 누군가 내 어깨를 슬쩍 두드리고, 갑자기 장미의 왈츠가 흐르기 시작해.

다자이 오사무가 실제 여학생이 쓴 일기를 받아 재편성한 소설 "여학생" 다자이 오사무는 남자 작가인데 여자의 마음을 어찌 이렇게 잘 아느냐며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.
다자이 오사무(필명)는 1909년 아오모리현 가나기촌(현 고쇼가와라시)에서 태어났다. 본명은 쓰시마 슈지(津島 修治).
1948년 6월 13일 (향년 39세)에 사망했다. 대표작으로는 <인간 실격> , <달려라 메로스> , <사양> 등이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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